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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Art SpaceX, '모든 강물에 달빛이 비치듯'... 강경구 개인전 '월인천강(月印千江)' 개최

자연의 흐름을 몸으로 받아 적는 강경구 개인전, Art SpaceX에서 개최
월인천강(月印千江), 감각으로 그린 내면의 풍경
연포마을 절벽과 강물, 바람의 밀도를 옮겨 담은 즉흥적 회화
모든 강물에 달빛이 비치듯 — 존재와 감각의 회화적 반향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Art SpaceX(대표 한수정)는 11월 4일(화)부터 오는 11월 30일(일)까지 강경구 작가의 개인전 '월인천강(月印千江)'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강원도의 동강을 마주한 연포마을을 배경으로, 자연이 지닌 압도적 에너지와 작가의 몸을 통과한 감각적 울림을 회화의 언어로 환원하는 작업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강경구는 반복적 사유나 구성적 계획이 아닌, 순간적으로 감각에 포착되는 진동·소리·공기의 밀도를 화면으로 옮기는 즉흥적 회화 방식을 통해 자연과 자아가 서로를 비추는 지점을 탐구해 왔다.

연포마을은 절벽과 강물, 바람과 잔설이 공존하는 독특한 지형적 리듬을 가진 장소로, 강경구는 이곳에서의 체험을 단순한 풍경 감상의 차원이 아니라, 자연과 대면하는 존재의 체험으로 받아들인다. 화면 위에 남겨지는 선과 색은 외부 풍경의 묘사가 아니라, 자연이 작가의 몸에 남긴 흔적이며 감각의 반향이다. 즉, 그림은 ‘보는’ 행위가 아닌 ‘받아들이고 다시 흘려보내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내면의 풍경’이라는 개념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실제의 강줄기나 산의 윤곽은 화면에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순간의 진동, 바람의 압력, 날숨의 흐름, 체온과 마찰의 기억이다. 강경구가 말하는 회화는 외부 세계를 재현하는 장치가 아니라, 감각이 응축되어 표면으로 밀려오르는 장소이며,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감각하고 반영하는 자리이다.

 

전시 제목 '월인천강(月印千江)'은 ‘한 달빛이 천 개의 강물에 비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곧 하나의 자연 현상이 보는 존재의 수만큼 다양한 울림과 형상으로 드러난다는 철학적 메시지와 닿아있다. 바람, 물결, 온도, 습기, 체온, 시선, 숨의 속도에 따라 세계는 단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르게 인식되고 감각된다. 강경구의 회화는 바로 이 ‘다른 감각의 세계’에 진입하는 문턱을 열어준다.

한편,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강한 신체성 또한 주목할 지점이다. 붓 대신 손과 팔, 몸의 움직임 전체가 화면에 개입하며, 선과 면은 계산이 아닌 체온의 리듬으로 구축된다. 회화는 자연과 자아 사이에 놓인 중재수단이 아니라, 감각이 곧 형상이 되는 직접적 통로로 기능한다. 산업화된 시각문화가 이미지를 외부로부터 소비해오는 반복 구조를 따른다면, 강경구의 작품은 감각이 내부에서 외부로 밀려나는 역(逆)방향의 운동에 가깝다.

 

결국 이번 전시는 연포의 자연과 작가의 몸, 그리고 관람자가 만나는 감각적 지점에 대한 탐색이며, 자연 풍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지각적 감응을 제안한다. 한 폭의 풍경이 아닌, 한 번의 호흡과 체온 속에 깃든 자연의 형상을 경험하게 하는 자리이다.

한편 한수정 Art SpaceX 대표는 이번 전시가 '자연을 본다'는 행위에 대한 '감각적 정의를 새롭게 묻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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