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산하 서울시무용단(단장 윤혜정)은 2025년 11월 6일(목)부터 9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신작 <미메시스: 자연을 담은 8개의 춤>을 초연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춤 8가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하나씩 선보이는 무대다. ‘미메시스(Mimesis)’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적 개념인 예술의 본질을 재현하는 것으로, 서울시무용단은 이번 <미메시스> 무대에서 전통춤의 본질을 끊임없이 정교화하고 재구성한다. 전통춤의 음악적 요소나 의상 등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양식을 새롭게 바꾸고 춤 자체의 본질은 더 집요하게 탐구해 시대를 거슬러 온 전통을 매력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미메시스>를 안무한 윤혜정 서울시무용단 예술감독은 한국 전통춤의 근원적 움직임과 자연의 흐름 사이에서 닮은 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예컨대 발디딤이 돋보이는 ‘소고춤’에서는 땅을, 장검을 절도 있게 휘두르는 ‘장검무’에서는 번개를 연결했다. 작품은 총 여덟 개의 장으로 구분된다. 물이 흐르고(교방무) 바람이 부는(한량무) 풍경, 살아있는 것들의 발 디딤으로 울리는 땅과(소고춤) 하늘에서 내려꽂히는 번개(장검무), 허공을 비우고(살풀이춤) 하늘로 솟구치는(승무) 움직임, 타오르는 불의 즉흥성과(무당춤) 세상을 비추는 빛이(태평무) 여덟 가지 장을 완성한다.
공연 음악은 기계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라이브 연주로 준비했다. 현장감 넘치는 국악 라이브가 춤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한국무용 음악을 오랜 시간 작업해 온 유인상 음악감독이 <미메시스>의 음악을 맡았다. 유인상은 전통춤의 기존 장단을 해체하여 춤이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확장했다. 새로운 장단 속에서 작품의 철학과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미메시스>는 같은 작품을 두 가지 캐스팅으로 진행한다. 주연 등 특정 역할에만 더블캐스팅을 하는 방식이 아닌, 전 출연진이 달라지는 구성이다. 같은 춤을 추더라도 무용수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점을 고려했다. 춤추는 사람에 따라 변화하는 전통춤을 구현하고, 관객들에게는 선택의 묘미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무용단원들이 A팀과 B팀으로 나누어 공연한다.
객원 무용수로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티브이 프로그램 엠넷(Mnet)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하며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스타 무용수 기무간이 출연한다. 기무간 무용수는 이번 무대를 통해 서울시무용단원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전일 전 회차에 출연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과 더불어 주목받는 한국 전통 복식 스타일도 서울시무용단 <미메시스> 공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무용단은 의상 디자인뿐 아니라 장신구 디자인도 전문가와 함께하며 <미메시스>의 무대 복식을 제작했다. 의상은 디자이너 김지원이, 장신구는 스타일리스트 최다희가 맡았다. 전통한복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살리되, 현대적 재해석으로 그 본질을 더 강조하고 극대화해 전통과 현대의 매력이 공존하도록 했다. 치마, 저고리, 도포 등 전통한복의 구조는 유지하면서 구조적 비례에 변화를 주고, 레이어링이나 해체 등의 방식을 활용했다. 각 춤의 개성을 살리는 모자나 헤드피스 등 다양한 장신구도 볼거리다. 교방무에서 사용하는 가채를 변형한 시스루 헤드피스, 박쥐 문양이 들어간 한량무 갓, 종이접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소고춤 고깔 등이 등장한다.
한편 서울시무용단은 상반기 신작 <스피드>와 레퍼토리 <일무>의 서울, 강릉, 대구 공연까지 올해 진행한 모든 공연이 매진되는 쾌거를 이루며 2025년에만 1만 명이 넘는 관객과 만났다. 서울시무용단의 인기를 이어갈 차기작 <미메시스> 또한 일부 등급 좌석(R석)이 모두 판매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신작 <미메시스>는 11월 6일(목)부터 9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매일 1회씩 공연된다. 티켓가는 R석 6만 원, S석 4만 원이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또는 콜센터(02-399-1000)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