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오는 7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소장품 상설 전시 '소장품섬_권은비: 노동의 지형학-12개의 장면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소장품섬_권은비: 노동의 지형학-12개의 장면들'전은 움직이는 아크릴 조각과 음성 해설, 설명글을 하나로 연결하는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노동의 지형학-12개의 장면들'은 주변에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화되거나 발언권을 갖지 못했던 '노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총 12개의 아크릴 조각은 '장면 1. 무산자의 밤', '장면 2. 하류로 향하는', '장면 3. 농부와 주인', '장면 4. 아파트 발코니', '장면 5. 날짜와 날짜 사이의 빈칸' 등의 제목을 갖는다.
작품의 각 장면은 권력에 따른 부와 공간의 불공평한 분배, 25시간 노동, 전태일 분신사건, 용산 참사, 각종 산재사망사고, 노동의 외주화와 노동 착취 등을 주제로 삼는다. 작품의 서사는 시계처럼 12번에서부터 출발하여, 구조적으로 변화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작금의 현실을 은유한다. 이를 통해 노동의 이미지를 새롭게 쓰고 그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작가와의 대화’가 전시에 관심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에는 권은비(작가), 진세영(비평가)이 함께해 동시대 노동의 가시성과 시간성 등에 대해 논의하며, 미술 담론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한다.
프로그램은 8월 24일 오후 2시, 미술관 소장품섬 전시실에서 진행되며, 부산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하면 참여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부산현대미술관 누리집(www.busan.go.kr/moca)을 참조하면 된다.
권은비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하여 설치·영상·공공미술 분야에서 작가이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과 독일(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은비는 예술의 사회 비판적 역할을 중시하며 특정한 사건에 대한 공동의 기억, 정서와 조형 이미지, 공간성을 서로 연결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최근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2025), '의존하는, 의존하지 않는'(아마도예술공간, 2025) 등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및 '나의 말이 세계를 터뜨릴 것이다'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한편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17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2025년 두 번째 '소장품섬' 전시 '권은비: 노동의 지형학-12개의 장면들'이 우리에게 노동의 구조에 내재한 모순에 질문을 던지면서 노동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대화로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