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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한국 작가 그룹전 '두번째 삶' 개최

두번째 삶, 변화하는 삶에 대한 단상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2025년 7월 25일부터 10월 5일까지 미술계의 한 켠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 다섯 명(팀)을 소개하는 전시 “두번째 삶”을 개최한다.

 

타자와 공동체에 관한 논의가 지배 담론이 된 오늘날의 문화 지형에서 이 전시는 개별 주체와 개인의 삶에 시선을 돌린다.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인식에 기반하여 실존의 문제와 자기 변형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종의 자기 응시와 자기 배려의 행위를 주목한다.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예기치 않은 만남과 모종의 계기에 의해 자의적으로 또는 어쩔 수 없이 변화하고 확장해야 하는 삶의 국면들에 대한 관조를 통해 작가들은 예술이란 의미 있는 필터를 통해 새로운 챕터를 펼친다

동명의 컴퓨터 속 가상세계인 “세컨드 라이프”의 타이틀을 의도적으로 오용한 이 전시는 다변화하는 삶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전시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제안하듯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할 욕망을 재현하는 매혹적인 환영의 시공간이나 스펙터클로서의 탈-현실을 바라보지 않으며 이미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을 드러낸다. 현실에서도 우리의 삶은 수많은 변곡점을 통해 방향이 바뀌거나 두께가 다른 마디와 겹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전시가 말하는 ‘두번째’란 아바타가 구현하는 대안물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단일함을 너머 복수성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서수의 시작을 의미한다.

 

미술가, 음악가, 배우, 연출가의 다중적인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백현진이 삶의 순간들과 감정의 추상성을 기록한 그림들, 부산-서울-뉴질랜드에 이르는 수직의 긴 위도를 오르내리는 삶을 사는 이요나가 이동과 정주 사이에서 느끼는 긴장관계를 표출한 구조물,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하고 작업한 두 인물 한 & 모나 (마한칭과 유모나)가 제 3국에서 함께 생활하고 공동작업을 하며 겪는 충돌과 협상의 과정이 모르스 부호의 깜박임으로 드러난다

삶의 환경과 조건의 변화는 작가의 실존에 위기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새로운 각성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때 고정되지 않은 주체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과의 동일시를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나로 변모하기도 한다. 작업을 포기하고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투명인간처럼 사는 동안 수없이 마주했던 아칸서스의 문양은 김보경으로 하여금 문명 속에서 생존한 잡초의 영광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 또한 가내수공적으로 할 수 있는 뜨개질과 종이 엮기, 드로잉으로 작업에 복귀할 수 있게 한다. 당초부터 우리의 시각을 좌우하는 광학의 계보와 미디어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박민하는 가상의 AI 이미지 생성모델 Noa의 실존과 AI 환각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그의 무의식 심층부를 들여다보는 최면치료에 동행한다.

전시는 서로 간의 관계가 희박한 작가들이 제 나름의 작업들을 불러와 전시 주제에 조응하며 느슨한 얼개를 엮는다. 일반 명사로서의 인생은 대략 유사한 맥락에 놓이지만 개별자가 경험하는 그것은 서로 간에 어떤 공통점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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