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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대전 헤레디움, '프랑스 현대미술가 로랑 그라소 展 성황'…문화예술 중심지로서의 여정 계속된다

대전 헤레디움 프랑스 현대미술가 '로랑 그라소' 展, 헤레디움서 2월 22일 전시 종료
3월 15일부터 2026 헤레디움 시리즈 '미완의 지도' 개최… 국내외 작가 22명 참여 각기 다른 시선 담아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대전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HEREDIUM)이 프랑스 현대미술가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의 개인전 '미래의 기억들(Memories of the Future)'을 성황리에 이어가며 지역을 넘어 전국 단위 문화예술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31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22일까지 계속되며, 설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는 등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랑 그라소는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 과학과 신화가 교차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동시대 문명이 직면한 불안과 질문을 시각화해온 작가다. 그는 과거와 미래,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교란시키는 방식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세계 인식의 틀을 흔든다. 이번 전시에는 영상, 회화, 조각, 설치 등 2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되며, 관람객에게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철학적 사유의 확장을 제안한다.

 

대표작 '오키드 섬(Orchid Island)'을 비롯한 영상 작업은 실제 자연 풍경 위에 이질적 요소를 중첩시키며, 익숙한 세계가 지닌 불안정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고요한 화면 속에 감도는 긴장감은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이 결코 견고하지 않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회화와 설치 작품 역시 보이지 않는 힘과 흐름을 감각적으로 환기시키며,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사유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22년 건립된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복원한 헤레디움의 건축적 맥락과 긴밀히 호흡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식민 근대의 흔적을 간직한 공간 위에 '미래의 기억'이라는 역설적 개념을 겹쳐놓음으로써, 시간의 층위가 교차하는 독특한 전시 경험을 만들어낸다. 과거의 건축 유산 속에서 미래를 사유하는 작업은 헤레디움이 지향해온 공간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헤레디움은 로랑 그라소 개인전에 이어 오는 3월 15일부터 2026년 기획전 '헤레디움 시리즈: 미완의 지도(Tracing the Unfinished)'를 개최한다. 지난 2024년 '지금, 여기, 현대미술', 2025년 '디토와 비토(Ditto and Veto)'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로, 기술 문명이 고도화되는 시대 속에서 예술이 세계를 인식하고 구성하는 방식을 조망한다는 취지다.

 

이번 전시에는 총 31점의 작품이 출품되며, 르 코르뷔지에, 올라퍼 엘리아슨,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알리기에로 보에티, 데이비드 알트메이드, 앙스 아르퉁, 아니카 이, 로버트 롱고, 양혜규, 최병소 등 국내외 작가 22명이 참여한다.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부터 동시대 실험적 작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통해 각기 다른 시선과 선택의 궤적을 교차시키며 하나의 ‘열린 지도’를 구성한다.

 

이번 전시는 컬렉터 그룹 아르케(ARCHE) II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2017년 프리즈 런던을 시작으로 국제 아트페어 현장에서 꾸준히 작품을 수집해온 이들은 미술과 건축에 대한 깊은 탐구를 바탕으로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기록해왔다. ‘미완의 지도’는 그들의 축적된 시선과 선택이 집약된 결과물이자, 동시대 미술 컬렉팅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례로 기대를 모은다.

 

함선재 헤레디움 관장은 "로랑 그라소 개인전이 동시대적 질문을 던지는 전시였다면, '미완의 지도'는 그 질문이 생성되고 축적되는 과정을 조망하는 전시"라며 "헤레디움은 앞으로도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바라보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깊이 있게 소개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1922년 건립된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 지점을 복원해 2022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헤레디움은 근대건축문화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왔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의미처럼, 과거의 기억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생산하는 공간이다. 현대미술 전시와 클래식 공연,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 생태계를 확장하며,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랑 그라소의 '미래의 기억들'이 시간의 균열을 통해 미래를 성찰하게 한다면, 곧 이어질 '미완의 지도'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예술의 지형을 함께 그려보자고 제안한다. 헤레디움의 2026년 봄은 그렇게 또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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