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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음악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 나래코리아·통일문화, 서초아트센터서 '통일문화 음악회' 개최

클래식과 대중음악, 공익과 예술의 만남… 4월 24일 서초아트센터서 특별 무대
"임지훈·석상근·송난영 한 무대에"… 나래코리아·통일문화, 서초아트센터서 특별 음악회 연다
예술로 전하는 연대의 메시지… '통일문화 음악회' 봄밤 수놓는다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음악은 때로 말을 앞선다. 설명보다 먼저 마음에 닿고, 주장보다 오래 남는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소리를 듣는 경험은 서로 다른 삶의 결을 잠시나마 하나로 묶어낸다. 오는 4월 24일 오후 7시 서울 서초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나래코리아와 함께하는 통일문화 음악회'는 바로 그 음악의 힘을 통해 사람과 사람, 세대와 장르, 그리고 공익과 예술을 잇겠다는 뜻을 담아 마련된 무대다. 이번 공연은 (사)통일문화(대표 이상엽)와 나래코리아(대표 김생기)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하는 특별 음악회로,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구성과 더불어 예술을 사회적 메시지의 언어로 확장하려는 기획 의도가 맞물리며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번 음악회가 눈길을 끄는 첫 번째 이유는 출연진의 폭과 결이다. 공연은 1부 클래식, 2부 대중음악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 장르의 개성과 깊이를 동시에 살리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1부에는 바리톤 석상근, 소프라노 송난영, 첼리스트 김인하, 기타리스트 정욱, 피아니스트 박혜미, 강소연이 무대에 오른다. 사회는 고선윤이 맡아 공연 전반의 흐름을 이끈다. 이어지는 2부에는 대중가수 임지훈이 출연한다. '희상'과 '사랑의 썰물'로 널리 사랑받아온 임지훈은 한국 대중음악에서 서정성과 진정성을 상징하는 이름 가운데 하나다. 한 무대 안에서 성악과 기악, 그리고 대중가요가 차례로 이어지는 이번 구도는 단순한 장르 병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음악 언어가 결국 인간의 감정과 기억, 공감이라는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의도에 가깝다.

 

하지만 이번 공연의 의미는 출연진의 이름값이나 장르적 다양성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이 무대의 중심에는 공익적 가치와 사회적 실천을 문화예술의 방식으로 풀어내려는 두 단체의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사)통일문화는 현대 정주영 회장의 소 떼 방북에서 영감을 받아 출범한 단체다. 북한 어린이들에게 축구공과 밀가루를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통일을 추상적 담론이나 정치적 구호가 아닌 생활과 인도적 교류의 차원에서 접근해온 것이 특징이다. 이 단체는 이후 스포츠, 영화, 문화행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회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확산해왔다. 통일문화의 활동은 이름처럼 거창한 정치적 언어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실천에 더 가까웠다.

 

그동안의 행보도 이를 보여준다. 통일문화는 2021년 행정안전부와 국가보조금을 통해 '통일문화 영화제'를 개최하며 공익성과 문화적 실험을 결합한 바 있다. 또 2024년에는 18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쳐 키르기스스탄 어린이들에게 축구공 1004개를 후원하며 지원의 범위를 국외까지 넓혔다. 스포츠와 영화라는 비교적 친숙한 문화적 형식을 통해 공동체적 가치를 환기해온 이 단체가 이번에는 음악이라는 또 다른 매체를 선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음악은 언어의 장벽을 상대적으로 덜 타고, 이념적 대립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르다. 통일문화가 처음으로 음악회를 택한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무거울 수 있는 의제를 직접 설명하기보다, 예술적 감수성을 통해 더 넓고 자연스럽게 관객과 연결되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이번 협업의 또 다른 축인 나래코리아 역시 문화예술을 통한 소통의 장을 꾸준히 만들어온 단체다.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알려진 김생기 대표는 앞서 '나래코리아 음악회'를 개최하며 공연예술을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나래코리아가 쌓아온 문화행사 운영 경험과 통일문화가 갖고 있는 공익적 지향이 결합하면서, 이번 무대는 자연스럽게 단순 공연 이상의 색채를 띠게 됐다. 예술적 완성도를 확보하면서도 메시지의 무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 대중에게 친숙한 형식 속에 사회적 의미를 담아내려는 기획이 바로 이번 음악회의 핵심이다.

 

이상엽 (사)통일문화 대표는 이번 협업의 배경에 대해 "통일문화가 영화와 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은 있었지만 음악회를 개최한 적은 없었다"며 "김생기 대표에게 공동 개최를 제안했고, 이를 흔쾌히 수락해줘 의미 있는 무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음악회를 함께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단체들과 손잡고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이번 음악회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출발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분절적으로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이라는 접점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이번 무대의 구성 또한 그 취지를 분명히 드러낸다. 클래식과 대중가요는 흔히 서로 다른 관객층과 다른 감상 문법을 지닌 장르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번 음악회는 오히려 그 차이를 장점으로 삼는다. 1부 클래식 무대는 정제된 감정과 밀도 높은 연주를 통해 공연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2부 임지훈의 무대는 보다 넓은 대중적 공감 속에서 그 울림을 확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말하자면 이 공연은 장르 간의 단절을 드러내는 대신, 서로 다른 음악이 한 흐름 안에서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이 지점에서 이번 음악회는 특정 장르의 팬을 위한 독립 공연이라기보다, 여러 감상의 층위를 가진 관객이 함께 만나는 공유의 장에 가깝다.

 

특히 1부에 참여하는 연주자와 성악가들의 면면은 공연의 품격을 짐작하게 한다. 바리톤 석상근은 깊이 있는 성량과 무게감 있는 해석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소프라노 송난영은 섬세하면서도 선명한 표현력으로 무대를 이끄는 성악가다. 첼리스트 김인하는 악기의 서정성과 깊이를 극대화하는 연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기타리스트 정욱은 감각적인 터치와 균형 잡힌 음악성으로 프로그램에 또 다른 결을 더한다. 여기에 오페라 코치로 역량을 인정받아온 피아니스트 박혜미와 섬세하고도 유려한 해석력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강소연이 합류해 반주와 앙상블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각기 다른 전문 영역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한 무대 안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점만으로도 공연은 충분한 긴장감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

 

2부의 주인공 임지훈은 이번 음악회에서 공연 전체의 정서를 대중적 울림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인물이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그의 대표곡들은 단지 익숙한 멜로디이기 때문이 아니라, 한 시대의 감성과 개인의 기억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힘을 갖는다. 클래식이 내면의 깊은 층위를 두드린다면, 임지훈의 노래는 그 감정을 보다 직접적인 언어로 환기한다. 1부에서 축적된 감정의 에너지가 2부에서 관객 각자의 사연과 추억으로 연결되는 방식은 이번 음악회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연 전체의 조율은 하진석 ㈜콘텐츠네트워크 대표가 총연출로 맡는다. 하 대표는 "다양한 연령대의 가수와 연주자들이 출연하는 만큼 공연 전체의 조화와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하나의 긴 흐름처럼 음악회를 체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단순히 출연진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순서가 감정의 흐름을 형성하도록 설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이번 음악회가 '좋은 공연'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에게 하나의 서사적 경험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기획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 기획은 권윤호, 케이터링은 장서연이 맡아 공연 운영의 세부를 뒷받침한다.

 

후원진의 면면도 이번 무대가 문화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 프로젝트임을 보여준다. KBS아트비전, 월간리뷰, ㈜콘텐츠네트워크, 슬로푸드 이진희 부회장, ㈜moing 등이 후원에 참여했다. 이는 공연이 단지 특정 단체의 내부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예술계와 관련 기관, 기업 및 개인 후원자들이 함께 만드는 공공적 성격의 무대임을 드러낸다. 예술행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무대 위의 아티스트뿐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연대가 필요하다. 이번 공연은 그런 점에서도 '함께 만든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오늘날 통일, 화합, 공존과 같은 단어들은 때로 너무 자주 사용된 나머지 공허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예술은 그 말들을 다시 감각의 차원으로 되돌려놓는다. 무대 위의 목소리와 선율, 그리고 그것을 듣는 관객의 침묵과 박수 사이에서 추상적 언어는 구체적인 체험으로 바뀐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래코리아와 함께하는 통일문화 음악회'는 의미를 가진다. 이 공연은 거창한 선언보다 한 곡의 여운이 더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사실, 제도나 담론만으로는 닿기 어려운 곳에 예술이 먼저 가닿을 수 있다는 믿음 위에서 기획됐다.

 

무대는 하루, 공연 시간은 길어야 몇 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몇 시간이 남기는 잔향은 오래간다. 누군가는 클래식의 깊이를 만나러 오고, 누군가는 임지훈의 노래를 듣기 위해 객석을 찾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공익적 취지에 공감해 발걸음을 옮길지 모른다. 이유는 다르지만, 그날 서초아트센터의 같은 공기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감정으로 하나의 음악회를 경험하게 된다. 결국 이 공연이 말하려는 것도 그것일지 모른다. 예술은 설명하기보다 함께 느끼게 하고, 음악은 설득하기보다 연결한다는 것. 봄밤 서울 서초아트센터에서 열릴 이번 음악회는, 바로 그 오래된 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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