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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 욕망의 감각을 조각하다" 조각가 장선아, '몽몽(Mongmong·夢朦)' 개인전 개최

칼리파 갤러리, 보이지 않는 욕망을 조각하다… 장선아 '몽몽' 展 선보여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보이지 않는 욕망의 무게를 ‘풍선’이라는 가벼운 형상으로 풀어낸 조각 전시가 열린다. 한국 현대 조각가 장선아의 개인전 '몽몽(Mongmong·夢朦)'이 오는 3월 13일부터 4월 11일까지 칼리파 갤러리(대표 손경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상반된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욕망과 감정의 균형을 탐구하는 장선아 작가의 최근 조각 작업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공기는 삶의 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그 가벼움과 무형성 때문에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풍선에 채워지는 순간 보이지 않던 공기는 형태와 무게를 얻으며 하나의 감각적 대상이 된다. 장선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작업을 출발시킨다. 풍선을 ‘욕망의 그릇’으로 삼아 우리가 가볍다고 믿어온 감정과 욕망이 사실은 이미 일정한 무게를 품고 있음을 조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풍선은 가볍고 유쾌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사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긴장과 압력을 품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모순적 속성을 인간의 욕망과 감정에 비유한다. 가벼움이 쌓일수록 욕망은 점점 부풀어 오르고, 그 안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과 불안이 함께 축적된다. 장선아의 조각은 바로 이 미묘한 심리적 상태를 시각적으로 환기시킨다.

 

전시 제목 ‘몽몽(夢朦)’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감각이 흐릿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동시에 충만과 결핍,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암시한다. 작가에게 ‘몽몽하다’는 것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또렷하게 붙잡히지 않는 감각, 더 이상 부풀지도 터지지도 않은 채 잠시 멈춰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전시장에 놓인 풍선 형태의 조형물들은 매끄럽고 단단한 표면을 지니고 있지만, 그 내부에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숨어 있다. 고요한 형태로 공간에 놓여 있으면서도 언제든 움직일 것 같은 긴장감을 품고 있다. 이는 안정과 불안이 동시에 존재하는 현대인의 심리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Fast and Furious' 시리즈다. 풍선 위에 올라 낚싯대를 드리운 소년의 형상이 중심이 되는 작업들로, 동화적 이미지와 현실적 감정이 교차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소년은 마치 미래를 향해 꿈을 낚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동시에 욕망이 만들어낸 불안정한 균형 위에 서 있는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풍선이라는 불안정한 기반 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소년의 모습은 기대와 설렘, 그리고 불확실성 사이에 놓인 현대인의 심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처럼 장선아의 작업은 동화적이고 밝은 외형을 지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숨어 있다. 기대와 불안, 희망과 긴장, 충만과 공허가 동시에 공존하는 우리의 일상이 작품 속에서 은유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작가 특유의 조형 태도다. 장선아의 조각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면서도 결코 무겁게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경쾌하고 장난기 어린 감각, 그리고 현실을 살짝 비트는 유머가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풍선이라는 친숙한 형상을 통해 작가는 욕망이 만들어내는 내적 압력과 감정의 진폭을 가볍고도 단단한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결과적으로 '몽몽(Mongmong·夢朦)'은 겉으로는 가벼워 보이는 조각 속에 묵직한 감각을 숨긴 전시라 할 수 있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지금 얼마나 부풀어 있고, 또 얼마나 위태로운가.”

 

한편 이번 전시는 욕망과 감정의 균형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며, 보이지 않는 감정의 무게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감각을 조용히 드러내는 장선아의 조각은 관객에게 사유의 여백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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