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윤위동 개인전 'The Sacred'가 오는 3월 5일부터 3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나우(대표 이순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순환'과 '완성',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존재의 신성함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자리다.
윤위동의 회화는 대상을 그리지만, 그 대상을 설명하지 않는다. 화면에 등장하는 돌, 모래, 금, 결정체는 자연의 상징이나 은유가 아니다. 그것들은 시간과 조건이 물질에 개입한 결과로 남은 상태다. 쉽게 부서질 수 있었으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 더 이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된 하나의 지점에 놓인 존재들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고전 회화를 접하며 '닮게 그리는 것'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사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서 느꼈던 희열은 그의 작업의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재현만으로는 자신의 질문에 도달할 수 없다는 한계에 이르렀다. 이후 작가의 관심은 사물이 무엇을 닮았는가가 아니라, 존재가 어떤 시간을 통과해 지금의 상태에 이르렀는가로 이동한다.
이 전환의 계기에는 삶의 어려움과 오랜 시간의 산책이 있었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마주한 돌, 물, 낙엽, 곤충과 같은 사물들은 인간의 삶과 죽음, 존재의 조건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작가는 자연을 묘사하기 위해 사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물질에 작용하며 남긴 흔적을 기록하기 위해 회화를 선택한다.

윤위동이 말하는 ‘완성’은 성취나 결론이 아니다. 완성이란 멈춤이 아니라, 변화가 비가역적으로 고정되는 순간이다. 완성 이후 존재는 안정에 머무르지 않고, 다시 다른 조건 속으로 이동한다. 그의 회화는 바로 그 완성 직후의 불안정한 상태, 다음 순환을 예비하는 지점에 머문다.
작가가 말하는 ‘순환’은 동일한 상태의 반복이 아니다. 그것은 나선형의 이동처럼, 이전과는 다른 밀도로 통과하는 과정이다.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은 같은 지점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모든 경험은 축적되고, 그 축적이 다음 상태를 만든다. 돌은 이 작업에서 완성의 상징이 아니라, 완성 이후에도 다시 변화로 나아가는 존재다. 단단해졌다고 해서 운동이 멈추지 않듯, 금이 되었다고 해서 순환이 끝나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 속에서 윤위동이 말하는 '신성함(The Sacred)'이 발생한다. 그것은 숭배의 대상도, 초월의 영역도 아니다. 쉽게 소거될 수 있었음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 오랜 시간을 통과하며 획득한 존재의 밀도, 그 자체가 신성함이다. 돌은 슬퍼하지도, 아파하지도 않지만 묵묵히 시간을 견딘다. 윤위동은 그 모습에서 오히려 인간의 삶과 더 닮은 상태를 발견한다.
'The Sacred'는 신성함을 정의하기 위한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그 개념이 동시대의 감각 속에서 어떻게 다시 사유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 전시는 완성을 찬미하지 않는다. 다만 견딘 시간이 존재를 다음 상태로 이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제시한다. 찬란한 결론이 아니라, 조용히 도달한 하나의 지점. 그리고 그 지점은 다시 다음 순환을 시작하기에 충분히 단단하다.

한편 갤러리나우 이순심 대표는 윤위동의 작업은 완성보다 그 이전과 이후의 시간을 응시한다면서 'The Sacred'에서 신성함은 초월이나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견딘 시간 끝에 도달한 하나의 상태로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존재가 시간을 통과하며 어떻게 단단해지는지를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