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두루 아트스페이스(대표 김정숙)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Kiaf SEOUL 2025'에 참여한다.
지난 2002년 개관 이래 동시대 미술의 현장에서 함께 호흡해온 두루 아트스페이스는 올해로 '20년째 Kiaf 연속 참가'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이어간다.
이번 'Kiaf SEOUL 2025'에서는 중견 작가 6인이 함께한다. 회화를 중심으로 일부 조각 작업까지 아우르는 이번 출품작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작품 세계를 보여주며 한국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선보인다.
유선태(Yu Sun tai)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의 이미지가 현실이 아니라 프레임 안에 갇힌 환영임을 자각하게 만든다.
풍경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액자 틀과, 속임수의 알레고리인 체스보드 패턴 속에서 작가는 자전거를 탄 자신의 형상을 등장시킨다. 이를 통해 정지된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설렘 혹은 긴장감을 동시에 암시하고 있다.
이유진(Lee Yu Jin)은 한국적 미감을 대표하는 달항아리를 중심에 두고,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반 고흐 등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예술가들의 이미지를 병치한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한 화면에 공존시키는 Fusion 시리즈는 달항아리의 너그러움과 유백색의 담백함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한국적 미학을 구축한다.
김지아나(Kim Jiana)는 흙, 물, 불, 공기 등 자연의 요소를 활용해 자기를 만들고 이를 깨뜨리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생성과 파괴의 순환을 탐구한다.
도자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 형식은 ‘여백’을 중요한 키워드로 삼아 동양적 미감과 빛, 시간, 관객의 경험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난다.
유희(Yu Hee)는 색면의 대비와 중첩을 통해 감정의 시간성과 무의식을 탐구한다. ‘자생적 질서(색면)’ 시리즈에서 화면을 채운 색면들은 충돌과 융합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내면의 감정을 시각화한다.
투명한 층위는 흘러가는 감정의 잔상을 담아내며, 인간의 감각과 정체성을 탐구하는 회화적 실험으로 이어진다.
함명수(Ham Myungsu)는 캔버스 위에 붓질을 쌓아올리고 긁어내는 제스처를 반복하며 색채의 층위를 형성한다.
세밀하고 집요한 붓터치는 털실 같은 질감을 회화적으로 구현하며, 도시 풍경이나 추상 화면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노동 집약적 과정 속에서 시간성을 품은 그의 회화는 에너지와 생명력을 담아내며 고유한 세계를 확장한다.
박지훈(Park Jihoon)는 오랜 시간 ‘180도 수평선’이라는 개념을 탐구해왔다. 와인잔 속 액체처럼 완벽한 수평을 구현하거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상상의 궤적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균형과 불안을 동시에 드러낸다.
수직적 전통 조각의 형식을 전복하고 3D 프린팅을 실험하며, 예측 불가능한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붙인다.
키미작(Kimijaak)은 불필요한 세부를 생략하고 평면성과 색채의 대비를 강조해 초현실적인 화면을 만든다.
서구권에서 신원 미상의 불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캐릭터 ‘존도(John Doe)’를 통해 익명성과 정체성의 불안을 드러내고, 내면의 가치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집착하는 현대인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한편 두루 아트스페이스 김정숙 대표는 "6명의 참여작가들은 각기 다른 관점으로 예술의 조형성과 현대미술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한다"며, "미술의 가장 근본적인 성질과 맞닿아 있는 회화의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Kiaf 참가를 통해 두루 아트스페이스는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세계 무대에 다시 한번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 6인의 개성적인 작품 세계는 동시대 미술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