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예술로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 옹달샘미술관은 개관 기념으로 故김두엽(1928-2024)의 회고전 '기쁜 우리 푸른 날'을 6월 5일부터 오는 8월2일까지 개최한다.
'그림 그리는 할머니'로 세상에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온기를 전한 작가의 전반적인 작품 세계가 '깊은산속옹달샘'의 아름다운 숲속에서 새롭게 조명된다.
이번 초대전에는 82세에 처음 붓을 든 뒤, 97세 작고할 때까지 매일 농사 짓듯 그림을 그렸던 작가의 작품 중 총 7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근현대 격동기를 겪어낸 한국 농촌 여성의 기억과 정서가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세계적인 명성의 미국 할머니 화가, 그랜드마 모지스(Grandma Moses)의 생애처럼 故김두엽 작가 역시 전문 미술 교육 없이 80대에 예술 활동을 시작해 많은 이들에게 '예술 치유의 에너지'를 전했다.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할머니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배움에는 때가 없다'는 교훈과 '아무리 힘들었던 일도 지나고 나니 그림이 되더라'며 매일 쫒기듯 ‘피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었다.
90대 할머니 작가의 왕성한 작품 활동은 전국 지역마다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미술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의 삶과 예술 이야기는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되며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올망졸망, 삐뚤빼뚤, 알록달록. 방송 매체를 통해 소개된 故김두엽작가의 작품은 일반 화가들의 그림과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기존 화법이나 예술의 틀에서 벗어났고 원근법, 빛의 방향, 사물의 크기도 불규칙한 편이다. 그러나 소박한 농촌 생활, 가족, 사랑 같은 보편적인 주제는 관람객의 마음을 오롯이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작품 속 세상에는 데이트를 앞둔 순수한 소녀의 설렘이, 배고픈 가족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이, 마당의 꽃과 토끼 가족을 돌보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길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자유로이 완성한 색감은 관람객에게 친근하고 다정하게 전달될 뿐 아니라 상상력과 호기심도 자극한다. 사계절 꽃과 대화하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어머니 모습, 담백한 일상 표현은 관람객에게 고향, 집의 정서, 전통 한국적 미감을 친숙한 작가만의 미술 언어로 전한다.
이해인 수녀, 나태주 시인, 김창옥 교수, 노희경 작가 등 우리 사회 문화인과 미술학자들이 작가의 작품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이유도 작품에 담긴 진정성 때문이다.

이번 故김두엽 작가 초대전은 옹달샘미술관의 첫 번째 기획전으로 자연과 삶, 예술의 만남을 통해 따뜻한 일상 예술을 추구하는 미술관의 철학과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
'깊은산속옹달샘' 고창영 대표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가족에게 가슴을 울리는 한 문장처럼 자연을 닮은 그림, 한 편의 시 같은 그림이 치유와 회복의 힘을 한 단계 더 높여주는 '예술 치유'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개관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옹달샘미술관 판매 수익은 작가료를 제외하고 '깊은 산속 옹달샘'치유 프로그램에 기부된다. 위로와 쉼이 필요하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 참여를 못하는 사람, 마음이 지치고 아픈 이들에게 '등을 밀어주는 사람' 2박3일 프로그램 참가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미 고도원 (재)아침편지재단 이사장의 첫번째 후원을 통해 총 15명이 '등을 밀어주는 사람' 프로그램 1기에 참여해 삶의 큰 위로를 선물 받은 바 있다.
■ 깊은산속옹달샘
(재)아침편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깊은산속옹달샘'은 2003년 고도원 이사장의 '꿈 이야기11'에서 시작되어 전국 수많은 후원자들이 뜻을 모아 22년간 활발히 운영 중인 명상치유 공간이다.
프랑스 틱낫한의 플럼 빌리지, 인도 오르빌 마을, '조화로운 삶'의 저자인 헬렌과 스콧 니어링 부부가 세운 미국 '굿 라이프 센터'(The Good Life Center)의 설립, 운영 방식과 맥을 같이하며 문화와 예술도 경험하는 마음치유센터를 지향한다.
국토의 중심, 충북 충주에 위치하며 약 3만3천제곱미터(1만여 평)의 숲속에서 '잠깐 멈춤'을 주제로 휴식과 운동, 명상 등 생활명상 위주의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성자연휴양림, 행복숲체험원과 이웃해 맑은 공기는 물론 좋은 먹거리, '내 몸을 살리는 예술 밥상', '시(詩)와 스파가 있는 숙소' 등을 활발히 운영 중이며 2025년 6월 '옹달샘미술관'을 개관, 예술 치유의 힘을 한 단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