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마이애미=오형석 기자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 아트 마이애미 아트위크(Art Miami Art Week)가 지난 12월 3일부터 7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마이애미 최초의 현대미술 박람회인 아트 마이애미는 매년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글로벌 미술 시장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행사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관람객을 기록하는 대형 아트페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아트 마이애미의 4대 위성 박람회 중 하나인 아쿠아 아트 마이애미(Aqua Art Miami)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팝아티스트 낸시랭(Nancy Lang)이 주최 측 공식 라이브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현지 미술계와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았다. 낸시랭은 강렬한 시각 언어와 독창적인 퍼포먼스 형식을 통해 동시대 팝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쿠아 아트 마이애미는 사우스비치의 클래식 호텔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해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가 자유롭게 공존하는 실험적인 아트페어로 알려져 있다. 젊고 트렌디한 컬렉터와 예술 애호가들이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을 경험하기 위해 찾는 공간으로, 수년간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이번 퍼포먼스는 뉴욕에 기반을 둔 SIA 갤러리(SIA NY Artist Group) 김학균 대표의 기획으로 성사됐다. 낸시랭은 주최 측 공식 초청을 받아 라이브 퍼포먼스 작품 〈스칼렛(Scarlet)〉을 선보였으며, 현장에서 관객과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회화와 퍼포먼스가 결합된 새로운 예술 형식을 구현했다.

〈스칼렛〉은 기존 아트페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젤 위의 라이브 페인팅을 넘어, 작가가 직접 고안한 '펌핑건(Pumping Gun)' 기법을 통해 물감을 분사하며 화면을 완성하는 퍼포먼스 회화다. 작품이 제작되는 전 과정이 관객 앞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지며, 관람객은 단순한 감상자를 넘어 작품 생성의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존재로 전환된다. 아쿠아 아트 마이애미 주최 측은 "낸시랭만의 독보적인 퍼포먼스 언어가 관람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며, 현장에서 완성되는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더불어 전시된 낸시랭의 대표작 '버블코코(Bubble Coco)' 시리즈 신작 회화들이 현지 컬렉터들에게 판매(Sold out)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는 작가가 국내외에서 축적해온 다양한 전시 경험과 예술적 실험이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로 해석된다.

'걸어다니는 팝아트(Walking Pop Art)'라는 수식어로 불려온 낸시랭은 지난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를 통해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퍼포먼스, 회화, 영상, 조각, 설치, 패션과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2009년에는 루브르미술관 디렉터 드미트리 살몬(Dimitri Salmon)이 기획한 프랑스 앵그르 미술관의 기획전 〈앵그르 인 모던(Ingres in Modern)〉에 대한민국 작가로는 최연소로 초청돼 피카소, 프랜시스 베이컨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함께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의 비디오 아트 협업, 미국 록 밴드 린킨파크(Linkin Park)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등 장르와 상업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이어왔으며, 국내에서는 LG전자, 삼성, KT, 쌍방울 등 주요 기업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장해왔다.

최근에는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버블코코 민화 시리즈'를 선보였고, 2025년에는 TEDx Seoul 공식 연사로 선정돼 〈스칼렛〉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동시대 예술 담론의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작가의 페르소나이자 상징인 고양이 ‘버블코코’는 희망과 영원성, 순수한 동심을 상징하는 ‘행복(Happiness)’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낸시랭은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파격과 공존의 미학을 경험하고, 일상 속에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잊고 있던 순수한 감정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아트 마이애미 아쿠아에서의 퍼포먼스는 그녀가 왜 동시대 팝아트의 가장 선명한 아이콘 중 하나로 평가받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