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강원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재)강원문화재단(대표이사 신현상)이 주관하는 2025 평창대관령음악제가 Inter Harmony(조화의 나눔: 경계를 넘는 음악적 영감)를 주제로 23일 개막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 지난 일요일(27일)까지 9회의 콘서트를 마치며 11일 간의 일정의 반환점을 돌았다.
개막공연은 말러의 교향곡 제2번 C단조, ‘부활’로 포문을 열었다. 연주 길이가 약 90분에 이르는 대규모 교향곡으로 ‘죽음’과 ‘부활’이라는 주제를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연주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합창단이 참여, 소프라노 서선영과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가 솔리스트로 참여했다. 이들을 이끈 지휘자 조나단 스톡해머(Jonathan Stockhammer)는 섬세하면서도 노련한 지휘로 장대한 교향곡의 대서사를 이끌었다. 일찍이 매진된 개막공연은 긴 연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온전히 연주에 집중했고, 마지막 악장이 끝나자 관객들은 큰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
5일간 9회를 마친 콘서트에서 단연 주목되는 공연은 바로크 음악의 명장 첼리스트 브루노 콕세(Bruno Cocset)가 이끄는 바로크 저음악 앙상블 레 바스 레위니(Les Basses Réunies)였으며, ‘평창페스티벌스트링즈’, 그리고 올해 새롭게 런칭한 ‘평창페스티벌체임버오케스트라’의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레 바스 레위니(24일 16시 알펜시아 콘서트홀, ‘국경을 넘는 하모니’)가 선보인 공연에서는 바로크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하프시코드 등 시대악기 앙상블로 프란체스코 제미니아니, 장바티스트 바리에르의 작품을 주축으로 한 17~18세기 바로크 시대 음악가들의 다소 생소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정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음색으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해당 공연은 지난주 베스트 공연 중 하나로 손꼽혔다.
“평창페스티벌스트링즈”는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위해 세계 유수의 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모인 프로젝트 앙상블이다. 지난 20일 부천아트센터에서 프리 콘서트를 거쳐 본 공연(25일 20시 알펜시아 콘서트홀, ‘고대의 찬가, 현대의 리듬’)에서 본 윌리엄스의 토머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을 시작으로 브리튼의 테너, 호른, 현악기를 위한 세레나데 Op. 31와 코플런드의 클라리넷 협주곡, 스트라빈스키의 풀치넬라 모음곡을 선보이며 몽환적이면서도 극한의 서정성을 이끌어낸 선율이 돋보이는 음악을 선보였다.
“평창페스티벌체임버오케스트라” 역시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위해 모인 올해 처음 런칭한 프로젝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27일 16시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섬, 제국 그리고 우아함’ 공연에서 루벤 두브로브스키의 지휘 아래 세계적인 하피스트 이사벨 모레티와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협연자로 참여,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선보이며 우아한 선율로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피아니스트 김수연의 쇼팽 피아노 작품 독주와 기욤 쉬트르, 박하양, 이정란, 김수연의 쇼송의 피아노 사중주 공연도 호평 일색이다. 지난 26일 오후 4시에 있었던 ‘프랑스 낭만의 선율’ 공연 전반부에는 김수연이 쇼팽의 피아노 작품을 연주했다.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들(에코세즈 D장조, 타란텔라 A플랫장조, 뱃노래 F샵장조, 볼레로 A단조)을 연주한 김수연의 연주는 섬세한 음색과 풍부한 색채로 깊은 감정을 전달했다. 후반부에서는 네 연주자의 격정적이면서도 극적인 전개를 보여주며 에너지 넘치는 연주를 선보였다.
1주차 9회 공연 평균 좌석 점유율 80%를 달성하며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2025 평창대관령음악제는 2주차에서 평창드림팀 공연(29일 20시, 30일 4시)과 30일(수)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이는 마슬란카의 목관 오중주 No. 3, 한국 초연 및 콘서트 오페라로 연주되는 브리튼의 오페라 ‘나사의 회전’, 내달 1일 트리오 오원의 공연을 거쳐 2일 20시에 열리는 폐막공연은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폐막공연에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키코 스와나이(Akiko Suwanai)의 협연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77을 연주, 2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E단조, B. 178, Op. 95, ‘신세계로부터’를 홍석원의 지휘로 연주해 대미를 장식한다.
마스터클래스, 특강, 아티스트와의 커피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되며, 강원 곳곳을 찾아가는 “찾아가는 음악회”와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찾아가는 가족음악회”도 8월 2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2025 평창대관령음악제(7.23.~8.2.)의 공연 정보와 예매 등 자세한 사항은 음악제 홈페이지(mpyc.kr) 또는 대관령음악제운영실(033-240-1364)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