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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갤러리단정, 김양미 작가 초대전 '잠들지 않는 방' 개최

예술과 영감이 피어나는 샘터... '갤러리단정'서 선보여

회화에서 보기 드문 '보색 대비' 컬러로 현실과 상상의 세계 구분

폭 넓은 여행지에서 꿈꾸는 작은 방 안으로 자아의 시각 변화

목마, 구슬, 바나나, 옷장, 요술봉 등 유년시절의 오브제로 행복 은유

현실을 벗어나지 않은 채 이상을 찾아가는 여성 작가의 생존 의지가 엿보여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서울 북촌에서 '미술'을 매개로 관계와 소통을 맺는 '그림사랑방'을 지향해 온 갤러리단정(대표 이영란)은 여름을 맞아 '꿈'을 주제로 두 번의 초대전을 개최한다. 

 

첫번째 섹션은 김양미 작가 초대전, 으로 작은 공간 안에서 꿈을 통해 현실과 이상 세계를 오가며 생존 의지를 되새기는 중년 여성 작가의 시선을 따라간다. 두번째 섹션은 두 여성 청년작가 초대전으로 꿈에 본 세계를 회화로 표현하는 황정현, 꿈을 꾸는 시간인 일출과 일몰 사이 시공간을 탐구하는 송금희 작가의 젊은 시선으로 꿈 안밖의 신세계를 색다른 방식으로 탐구한다.

 

여름기획전 첫번째 주인공, 김양미 작가는 작품 활동 초기부터 현실과 이상이 공존하는 '헤테로토피아(Heterotopies, 자신만의 상상과 영감이 탄생하는 현실 속 시공간)'적인 공간에 주목해왔다. 이 때문에 색채는 단순한 미적 도구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혼란과 성장, 감정의 이중성 같은 내적 변화를 나타내며 가장 특징적인 표현 요소로 작용한다. 

그림 속 주인공은 모두 기억의 일부이자, 현재 작가의 모습이다. 대상의 미묘한 표정과 과장된 색채는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만드는 예술적 시도다. 

 

여러 기억과 심적 갈등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젓하게 서 있는 아이의 눈은 반쯤 감긴 채 혹은 생략된 채 사유의 세계에 머물러 있다. 작품 속 인물도 사물처럼 배경에 스며들어 있다. 몸은 어린 소녀 혹은 소년의 모습이지만 눈은 현재 작가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내적 갈등과 감정의 이중성이 그대로 표현된 방 안의 풍경도 무척 흥미롭다. 마치 요정이 들어설 듯한 두 개의 창문,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문 같은 비밀 옷장과 의자,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가는 카멜레온과 지혜의 상징인 원숭이 등 자연과 동물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자연, 그 곁에는 언제나 원시의 숲이 펼쳐진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신비로운 공간이지만 결코 동화적이지만은 않다. 

회화 작품과 함께 선 보인 도자 작품도 눈여겨 만 하다. 도예와 회화를 동시에 전공한 김양미 작가는 흙의 질감이 주는 따뜻함과 연계된 작품, '말을 탄 아이', '손바닥', '생각하는 새' 등 테이블웨어를 함께 선보인다. 

 

현실과 꿈의 시공간이 교차하는 '잠들지 않는 방' 안에서 상상은 도피가 아니라 작가만의 생존의 방식이다. 이번 여름, 관람객은 작가의 그 방안에서 어린 시절 상상을 쫓아가며 현재 내게 충분한 위로의 시간, 새로 시작할 용기를 북돋워주는 회복 공간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 작가 노트

어릴 적, 어둠이 내린 방 안 작은 창은 무한한 상상의 숲으로 연결된 '문'이었다.

곁에 있던 장난감과 동물들은 친구가 되어 나만의 세계에 동행했다.

그 시절의 상상은 거침없고 자유로웠다. 

무엇이든 가능했고, 모두 소중한 생명이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고, 상상 그 자리에는 현실의 무게가 더해졌다.

 

이번 여름, 나는 이제 그 시절 시선을 쫓아가본다.

잠들지 않는 방, 환상, 설렘 등 감정의 흔적들…

그들은 지금 내게 충분한 위로이자 

새로 시작할 용기를 북돋워주는 현재의 아늑한 회복 공간이다.

 

그림 속 주인공은 모두 기억의 일부이자, 지금의 나이기도 하다.

대상의 미묘한 표정과 과장된 색채는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만드는 예술적 시도다. 

현실과 상상이 겹쳐지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에서 

아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복잡한 내면을 색채와 감각의 교차로 표현했다.

아이, 소녀, 소년, 그림 속 인물들은 기억이자 현재다.

 

상상은 도피가 아닌 생존의 방식이다.

나는 여전히 그 방에서 끝없는 꿈을 꾸고 있다.

헤테로토피아(Heterotopies)... 낯선이란 의미의 헤테로와 공간의 토피아가 합쳐진 합성어로,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Michel Foucaut)가 고안한 개념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만의 상상과 영감이 탄생하는 현실 속 시공간, 잠들지 않는 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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