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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뮤지컬

지금시대의 가난한 어르신들의 이야기

가난한 노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 … 노인들의 삶에도 뜨거운 마음이 있음을 관객에게 상기

 

 

 

문화저널코리아 = 김영일 기자 |  극단 경험과상상의 연극 정상미 작 류성 연출의 <낙원상가>가 ‘씨어터쿰’에서 공연된다.

 

극단 경험과상상의 연극 <낙원상가>가 ‘씨어터쿰’에서 공연된다.

 

선명하고 깊은 사랑의 여운을 남기는 이 연극은 정상미 작가의 희곡이며, 2020년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경기도대회에서 초연되면서 금상 및 남자배우 연기 우수상, 희곡상을 수상했다.

 

이 연극에서는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노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해가는 세상 한가운데서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한 탑골공원에 모여 장기를 두고, 의미 없는 입씨름을 하고, 때론 헐값에 性을 사고파는 그들의 삶은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지만 곧 다가올 현대인들의 현실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극 중 노인들은 화려했던 지난날을 가슴에 묻어두고 당장 눈앞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넘쳐나는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 모이고, 악착같이 돈을 벌고, 어떻게든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내일 다시 똑같은 하루가 반복될지라도 일단 오늘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므로 이 지겨운 삶에도 웃음이 있고, 관계 속에 희망이 생기고 사랑을 싹튼다.

 

남루한 노인들의 삶에도 뜨거운 마음이 있음을 새삼 관객에게 상기시켜주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이 작품은 우상민, 고인배, 이태훈, 권범택, 차유경 배우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

 

연극 <낙원상가>의 내용을 살펴보면 언제나 변함없이 탑골공원 장기판 일대에서 장기를 두는 주식과 기풍, 그리고 둘 사이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밥이나 커피를 얻어먹는 만동은 늘 나오던 박 씨가 최근에 보이지 않자 궁금해 하지만 그새 다른 이야기로 주제를 바꾼다. 

 

얼마 뒤 기풍에게 애인이 생긴다. 부러워하는 만동과 주책이라는 주식을 뒤로 하고 기풍은 복지관 왈츠 수업에서 만난 말자와 커플데이트를 즐기지만 사실 둘은 서로 사정을 속인 채 만나고 있다. 독거노인 기풍은 가족들과 함께 강남에서 풍요롭게 사는 척을 하고, 고상한 말자는 사실 종묘공원을 돌며 몸을 파는 ‘박카스 아줌마’다.

 

어느 날, 20년은 젊게 해준다는 ‘신 묘약’이 종로 일대에 뜨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한다. 판매상 눈에 들어야만 약을 구할 수 있다는 소문에 다들 한껏 꾸미고 아닌 척하면서 서로를 의식하기 바쁘다. 

 

한편 종묘공원에 모인 노인들에게 음료나 술을 팔며 가게에서 수수료를 받는 ‘참새’ 남순은 장사가 되지 않자 탑골공원 장기판 일대로 향하고, 만동은 남순에게 첫눈에 반한다. 둘은 여관 대실비로 티격태격 싸우면서 미운 정이 들고, 월남참전용사 주식은 우연히 박카스를 파는 말자를 만나 잠자리를 갖는다. 

 

시간이 흐르고 한동안 안 보였던 박 씨가 방에서 고독사 하게 된 것을 뉴스로 접하게 된 주식, 기풍, 만동. 충격을 속으로 삼킨다. 

 

그리고 남순의 조언을 따라 종묘공원에서 탑골공원으로 장사무대를 옮긴 말자는 그곳에서 주식과 기풍이 장기를 두는 모습을 직면하게 되고, 만동과 남순은 여전히 미운 정을 키워간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하루 속에서 그들은 웃고 울며, 아옹다옹하며, 때로는 억척스레 삶을 견뎌내고 있다. 

 

연극 <낙원상가>는 다음달 3일부터 13일까지 씨어터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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