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국내 대형 콘서트의 성지로 통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사업을 앞두고 대중음악 공연 업계가 대체 공간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는 13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추진 계획 발표에 따른 공연시설의 순차적 공사 계획 수립과 대체 장소 마련, 공연계 전문 자문단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음공협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초대형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35만㎡ 규모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코엑스 세 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과 호텔 등을 조성하고 잠실야구장의 위치도 옮기는 초대형 민간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 일대의 잠실주경기장, 보조 경기장, 실내 체육관 등은 연간 수백만 명이 넘는 문화 예술 관객들이 찾는 국내외 대형 공연과 페스티벌의 개최 장소였다. 예정대로 개발 사업에 들어가면 4년이 넘는 공사 기간 동안 공연업계는 가수들 세울 무대를 잃게 된다.
특히 잠실주경기장은 조용필, 방탄소년단(BTS), 이문세, 싸이, 서태지, 이승환 등의 대형 한국 가수는 물론,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엘튼 존, 마룬5 등의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공연 무대였다. 5만명 안팎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의 이용 현황을 보면 잠실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실내체육관의 사용 용도는 50% 이상이 문화예술행사로 가장 많다.
이용 관객으로 추정해본 대관료도 5년 동안 335억원을 납부해왔다. 주차, 식음료, 미화, 시설복구를 비롯한 각종 부대비용을 더할 경우 연간 최소 100억원 이상의 압도적인 비용이 투여된 셈이다.
음공협은 "공연 업계는 88올림픽 이후부터 잠실종합운동장을 서울시 대형 문화예술 공연의 메카로 성장시켰고, 티켓 판매대금의 8% 요율을 할부 대관료로 제공하고 있어 그 어느 누구보다도 경기장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평소 정부 행사와 스포츠 경기 일정을 뺀 후 대관 일정을 받고 대관료 역시 크게 차별받아 왔음은 물론, 미래를 담보할 개발 계획에 있어 공연업계 의사 및 의향을 반영하지 않고 진행했다면서 음공협은 유감을 표했다.
음공협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연장 사용 시설 전반에 대한 공연업계 전문가들의 자문과 소통으로 우리의 의사가 반영되기를 바라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 적절한 재검토 조치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공연업계는 코로나의 여파로 긴 휴업의 고통을 버텨내고 있으며, 백신 접종 및 각종 방역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근접한 미래를 고대하며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정작 공연할 장소가 사라지는 것은 업계의 운명과 공연 종사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