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재)은평문화재단(대표이사 장우윤)은 서울시립미술관과 협력하여 《SeMA Collection: 홈, 스윗 홈》을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15일까지 은평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주거를 넘어, 기억과 감정이 축적된 삶의 무대이자 개인의 경험이 사회적 맥락과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시대와 매체, 시선을 가진 5인의 작가를 통해 ‘집’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조망한다. 서울의 주요 주거 지역이자 도시의 경계에 놓인 은평구의 지역성과도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이 전시는, 예술을 매개로 ‘집’이 담아내는 삶과 기억의 밀도를 관객과 함께 사유하고자 한다.
강홍구 작가(1956–)는 사진에 회화적 실험을 결합해 도시를 관찰하고, 재개발과 철거의 현장을 기록해 온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은평 뉴타운’ 작업을 통해 진관동 일대의 변모 과정을 날카로우면서도 위트 있게 포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문학진(1942–2019)은 한국 현대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은퇴 후 집에 머물며 삶의 내밀함과 고독을 담아낸 그의 작업은, ‘머무는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한 사유와 그 안에서 발견한 정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상희(1995–)는 인터랙티브 작업을 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작품을 만든다. VR 기반 작업 《원룸바벨》은 원룸을 층층이 쌓아 올린 ‘탑’의 구조로 표현하며, 청년 주거의 현실과 욕망을 공간적으로 은유한다.
이상국(1947–2014)은 산동네와 도시 외곽의 풍경을 화폭에 담으며, 평범한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온 작가이다. 《산동네》와 《마을》이라는 작품으로 개발로 인해 변해가는 도시 외곽 주거지의 현실을 절제된 감정과 독창적인 조형 감각으로 담담히 그려냈다.
이제(1979–)는 유화 기법을 바탕으로 재개발 지역의 풍경과 일상의 장면을 포착하며,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전환한다. 작가는 사라져가는 풍경을 기록하며 도시의 초상, 나아가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다섯 작가의 시선을 통해 다층적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각자의 기억과 경험이 깃든 ‘집’이라는 공간을 예술적으로 사유하며 동시대 삶의 풍경을 포착한다. 은평문화재단 장우윤 대표이사는 “이번 서울시립미술관 협력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작품과 마주하며 자신만의 ‘집’을 다시 돌아보고,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를 새롭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은평문화재단 공연예술팀(02-351-3339) 또는 은평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www.efac.or.kr)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