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제주 고유의 언어, 제주어를 생활 속에서 되살리려는 노력이 지역 사회에서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 오는 10월 11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제15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제주어 ᄀᆞᆯ을락대회'가 그 무대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이사장 정예실)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상공회의소가 후원한다. 대회 명칭인 'ᄀᆞᆯ을락'은 제주어로 '말하다, 이야기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름 그대로 제주어로 말하고 나누며 세대와 문화를 잇는 소통의 장이 될 예정이다.
제주어는 2010년 유네스코(UNESCO)에서 '소멸위기 언어'로 지정된 바 있다. 한국어와 뚜렷이 구별되는 독립 언어적 성격을 지녔지만,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와 표준어 중심 교육으로 인해 젊은 세대에서는 점차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주어 보전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내 교육기관은 물론, 문화단체와 지방정부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며 제주어를 '살아 있는 언어'로 되살리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이번 ᄀᆞᆯ을락대회도 그 노력의 일환으로, 제주어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세대 간 전승의 끈을 이어가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번 대회는 일반팀과 학생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제주어의 표현력, 원고의 내용성, 청중과의 호응도를 기준으로 심사를 받는다. 일반팀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이 주어지고, 학생팀에게는 도교육감상, 제주시교육장상, 제주어보전회 이사장상 등 다양한 상이 수여될 예정이다.
심사 기준은 단순히 발음을 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주어의 어휘와 억양을 얼마나 풍부하게 표현하는지, 원고 내용이 제주 정체성과 삶의 이야기를 잘 담고 있는지, 청중과 얼마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끌어내는지 등 종합적 요소가 반영된다.
특히 올해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도민과 학생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 이주민들도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주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어울리며,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예실 제주어보전회 이사장은 "제주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제주어가 미래 세대에게 힘 있게 전승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제14회 대회에서는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 그리고 다문화 가정 구성원까지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제주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제주어 보전이 단순히 학술적 연구나 행사에만 그쳐서는 안 되며, 가정과 학교, 마을 공동체 속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주어로 된 동화책, 노래, 디지털 콘텐츠 제작 등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제주어가 다시금 도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고, 새로운 세대가 제주어를 '나의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예실 제주어보전회 이사장은 "제주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제주어가 미래 세대에게 힘 있게 전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어가 단절의 위기를 넘어, 세대와 문화를 잇는 다리로 자리매김하는 '살아 있는 언어'로서 새로운 세대에게 다가가는 현장. 이번 ᄀᆞᆯ을락대회는 제주어 보전의 미래를 밝히는 의미 있는 대회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