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대전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HEREDIUM)'이 프랑스 현대미술가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의 개인전 '미래의 기억들(Memories of the Future)'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8월 31일 개막해 오는 2026년 2월 22일까지 이어지며,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를 현대미술 언어로 풀어낸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헤레디움의 네 번째 기획 초대전으로, 앞서 안젤름 키퍼, 레이코 이케무라, 마르쿠스 뤼페르츠 전시에 이어 마련됐다. 로랑 그라소는 직접 방한해 설치 작업과 오프닝 행사에 함께하며 전시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특히, 헤레디움미술관(관장 함선재)은 지난 9월 16일 중앙 미술기자단을 초청해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전시에 대한 심층 소개와 작품 세계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헤레디움 함선재 관장은 작가를 대신해 작품의 창작 배경과 전시에 담긴 의미를 직접 설명하며, 언론 관계자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전시장에는 영상·회화·조각·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품 20여 점이 소개된다. 대표작 '오키드 섬(Orchid Island)'은 대만 란위섬에서 촬영한 풍경에 검은 직사각형 이미지를 합성한 영상으로, 시적인 자연과 불안한 기후 현실을 동시에 드러낸다. 또한 루이비통과 협업한 회화 연작 '과거에 대한 고찰(Studies into the Past)'도 함께 전시되어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 미학을 체험할 수 있다.
로랑 그라소는 2008년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 파리 퐁피두 센터 전시 등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아왔으며, 2015년에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기사장을 수훈했다. 최근에는 오르세 미술관 영상 발표와 루이비통·불가리와의 협업을 통해 동시대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헤레디움(HEREDIUM)은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뜻으로, 1922년 건립된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 지점을 복원해 지난 2022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근대문화유산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미술 전시와 공연, 강연 등을 통해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