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반석 기자 | 김은정 전임지도자는 새로운 자리에서 여전히 여자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8월 16일부터 8월 30일까지 목포축구센터에서 KFA 골든에이지 여자 U13, U14, U15 KFA센터 훈련이 진행됐다. 모든 연령대 훈련을 이끌고 있는 것은 김은정 전임지도자였다. 김은정 전임지도자는 2012년 12월부터 2019 FIFA 프랑스 월드컵까지 코치로 여자 국가대표팀과 함께했다. 월드컵 이후에는 KFA 전임지도자로 골든에이지와 여자 연령별 대표팀에서 여자 유소년 선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김은정 전임지도자는 여성 지도자를 통틀어 단 6명 밖에 없는 P급 자격증 소지자이다. 성인팀으로 최상위 팀이라 할 수 있는 월드컵 국가대표팀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인 팀에서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다. 유소년 선수 육성을 택한 것은 이전에 비해 한 단계 내려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KFA센터 훈련 현장에서 만난 김은정 전임지도자는 유소년 선수 육성에 국가대표팀 지도 이상의 가치를 두고 있었다.
-이번 KFA 센터 훈련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선수들의 기술적, 전술적인 개인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골든에이지는 기술적인 부분에 기초를 두고 있지만, 여자 연령대는 선수풀이 좁아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 가르치기보다는 기존부터 관찰해 왔던 선수들을 세밀하게 발전시키는 의미가 더 크다. 박윤정 전임지도자와 상의해서 기술 훈련 외에도 연습 경기를 통해 전술적 능력까지 키울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코치로 월드컵 무대까지 경험했는데 이후 성인 무대에 남기보다 유소년 육성을 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하지만 나는 국가대표에 있다가 유소년 선수 지도한다고 ‘내려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가대표팀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선수를 육성하는 방법 등을 많이 경험했다. 이 경험을 어린 선수들에 적용해 아이들을 발전시키는 일의 성취감은 국가대표팀을 지도하는 일에 못지않다. 지도자로서 아이들이 기초적인 레벨부터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성장하는 의미도 있다.
-국가대표팀 코치로 있을 때는 대표팀의 쓴소리를 담당하는 ‘악역’이기도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때 대표팀을 지도하던 것과 지금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 여전히 훈련장 안에서는 긴장감 속에서 습득이 있어야만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골든에이지 선수 육성 철학에 기초해 아이들이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격려한다. ‘실패해도 괜찮아’를 강조하고 있다.
-대표팀 코치로 시작해 10년 가까이 다양한 연령대의 여자 선수들을 지도했다. 지금 지도하는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평가하자면?
월드컵을 다녀오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이 ‘속도’에 대한 부족함이었다. 단순히 신체적인 속도 외에도 공수전환, 생각하고 판단하는 속도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비해 부족함을 우리의 많이 느꼈다. 그런 부분에서 있어서 지금 어린 연령대에서는 희망이 보인다. 공을 소유했을 때 공간을 창출하고 공격적으로 도전하는 능력들이 있다. 조금 더 지속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으면 좋은 선수들을 키워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WK리그와 각급 여자축구 무대에서 여성 지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1세대 여성 지도자로서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상당히 긍정적인 흐름이다. 여성 지도자들이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플레이오프, 결승전 같은 중요한 무대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다. 지금 현장에 계신 분들이 ‘여성 지도자가 이렇게 잘 할 수 있다’를 보여주면 여성 지도자를 위한 새로운 기회도 더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지도자로서 목표가 있다면?
일단은 전임지도자로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해 유소년 선수들을 육성하며 아이들과 함께 발전하고 싶다.
-언젠가 ‘감독 김은정’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준비가 안 된 채로 높이 올라가면 떨어질 때 아프다(웃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아래 단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