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박준희 기자 | 2017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을 통해 등단한 조진주의 첫 소설집 '다시 나의 이름은'이 출간됐다.
지하철 택배 서비스를 하면서도 못다 이룬 꿈을 마음에 품은 할머니, 무대 위를 전전했으나 끝내 무명으로 남은 트로트 가수, 학창시절 왕따 친구를 직장 상사로 만나게 된 계약직 사원, 철없던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친구와의 추억을 뒤늦게 그리워하는 여성.
작가는 아홉 편의 작품 속 주인공의 상처가 모두 인간의 욕망이 낳은 갈등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각각의 화자들은 꿈과 이상, 영원한 사랑, 정의와 도덕, 정당한 대우를 원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거나 방해 요소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한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인물들은 조금씩 ‘인간다운 삶’과 멀어져가고, 작가는 “왜 어떤 고집은 열정이 되고, 어떤 고집은 아집이 되어버리”(나의 이름은)냐는 묵직한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의 근원을 따라가다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무게에 지친 모든 이들’의 이야기와 맞닿게 된다. 300쪽, 현대문학,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