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싹 속앗수다"... 제9회 해녀 은퇴식, 이호 해녀 15명 바다와 작별하다

  • 등록 2025.10.08 19: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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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게 제주 바다를 지킨 해녀들, 지역사회와 함께 눈물의 은퇴식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제주시 이호동어촌계(계장 양계랑)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협회(이사장 양종훈)가 주관한 '제9회 해녀은퇴식'이 10월 8일 오전 10시 30분, 제주시 서해안로 45에 위치한 이호해녀탈의장에서 열렸다.

 

이번 은퇴식에는 92세부터 76세까지, 경력 50년에서 70년에 이르는 이호동어촌계 소속 해녀 15명이 바다와의 오랜 인연을 뒤로하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은퇴 해녀는 ▲고영화(82·50년) ▲김광자(81·60년) ▲김춘자(85·60년) ▲문순옥(86·60년) ▲박숙자(88·50년) ▲백정생(88·60년) ▲변숙이(80·40년) ▲손원자(83·60년) ▲송정자(86·60년) ▲안인자(80·50년) ▲안용선(91·60년) ▲안정자(76·50년) ▲안홍자(81·50년) ▲이광자(84·60년) ▲홍순화(92·70년) 해녀 등 총 15명이다.

 

이날 행사에는 가족과 이웃, 현직 해녀를 비롯해 각급 기관장과 지역사회 인사들이 참석해 은퇴 해녀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현장에서는 “해녀 삼춘들, 복싹 속앗수다(너무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정겨운 제주어 인사가 울려 퍼지며, 평생 바다를 삶터로 삼아온 해녀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윤숙녀 이호잠수회장의 환영사와 양계랑 이호동어촌계장의 인사로 막이 오른 은퇴식은 문대림 국회의원, 양영식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장, 박호형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특히, 안홍자(81세) 해녀가 자신이 입던 고무옷을 새내기 해녀 이유정에게 직접 전수하는 장면에서는 참석자 모두가 깊은 울림을 받았다.

 

이어 고명효 해녀의 답사와 함께 은퇴 해녀들에게 공로상이 수여되었으며, 문대림 국회의원은 한국걸스카우트연맹(총재 김종희)을 대표해 ‘걸스카우트 명예지도자 증서’와 세계걸스카우트의 스카프를 전달했다.

축하공연에서는 중문동 해녀회 강옥래 회장이 직접 만든 해녀 인형과 노래 선물로 은퇴 해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장은 뜨거운 박수와 눈물로 가득 찼다.

 

이번 은퇴 해녀들에게는 한국걸스카우트연맹에서 ‘명예지도자’ 증서와 스카프를 헌정했고, 제주양식어류수협에서는 광어어묵 선물세트를 후원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제주해녀문화협회는 지난 2023년 5월 한림읍 귀덕2리를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구좌읍 하도리(2회), 11월 수원리(3회), 12월 금능‧월령리(4회), 12월 28일 법환동(5회), 그리고 올해 2월 도두동(6회), 5월 김녕(7회), 5월 강정동(8회)에 이어 이번 이호동(9회)까지 단 한 차례의 보조금 없이 자발적 후원과 재능기부로 은퇴식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양종훈 (사)제주해녀문화협회 이사장은 "은퇴 해녀 한 분 한 분의 삶이 제주 바다의 역사이며, 앞으로도 해녀문화 보존과 세대 간 전승을 위해 계속 헌신하겠다"고 전했다.

오형석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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