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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갤러리 도스.. 기획 문혜리 ‘MASS展

‘흐름의 틈’ 2020 하반기 기획공모전 작가 문혜리 ‘MASS’展

 문혜리 ‘MASS

2020. 7. 29 () ~ 2020. 8. 4 ()

행위와 시간은 서로를 소모하며 생성한다. [문화저널코리아]

 

예술가는 작품을 제작하는데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여 작품을 향유하게 될 타인에게 감상이라는 시간을 낳는다.

 

사람은 처음으로 빛을 보기 전 따뜻한 어둠속에서 부터 시간을 쥐고 태어난다. 모두에게 주어졌음에도 같은 양을 누리지 못한다.

 

시간은 인지하는 생물이 있는 모든 장소에서 흐르지만 각자가 몸을 담게 되는 순간의 강렬함이나 당시를 채우고 있던 향기, 기억하고 기록하고자하는 의지에 따라 저마다 다른 속도와 반복을 갖기도 한다.

 

문혜리는 자신의 작업에 14시간의 무게를 채워 넣었다. 14시간은 개인적으로 소중한 무언가와 물리적으로 떨어져있음을 증명하는 요령으로 조정하거나 부인할 수 없는 단위이다.

 

작가의 현재 위치와 대상과의 거리인 동시에 이유로 불리는 시간은 동시대의 기술과 맞물리며 서로 다른 순간을 동시에 닿을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끈이기도 하다.

 

해와 달을 지나치고 중력을 거슬러야 도달 할 수 있는 거리는 작가가 자신의 일상에서 분리하여 진중하게 부여한 제작과정 속에 압축되어 빚어지고 새겨진다. 작품에서 발산되는 빛은 감상자의 눈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아닌 스스로가 비롯된 작품 표면을 부드럽게 감싸며 확산한다.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물리적 공간속에 존재하는 조명으로 그치지 않고 작품자체에서 한 걸음 더 적극적으로 발하는 조명은 감상자가 사물을 관찰하는데 필요한 과정인 동시에 원리자체가 되는 빛에 대해 나지막하게 되짚어준다.

 

너무도 당연했기에 관객이 인지하지 않았던 대상과 감상자의 눈을 오가는 속도가 지닌 시간성을 작품으로 끌어들인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미묘한 음영과 그림자는 굴곡이 강하지 않은 작품의 형태를 보조하며 입체물이 지닌 무게감을 작위적이지 않은 정도로 편안히 비춘다.

 

바닥에 세워진 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입체작품은 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의 구조적 특징에 따라 반듯하거나 때로는 불규칙하게 풍화되고 무너져 내리는 상태로 보이기도 하고 속에 품고 있는 미지의 내용물을 파헤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마모시키는 과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혹은 반대로 아주 작은 미세한 조각에서 시작되어 살과 뼈가 붙어가는 확장 과정의 한 순간으로 바라 볼 수도 있다. 이렇듯 물질사이의 충돌과 결합의 연쇄로 이루어지는 변화의 과정에는 작가가 원하는 대로 이끌 수 없는 동시에 의도적으로 부여한 시간이 있다.

 

문혜리의 회화 작품은 이미지의 시초가 된 입체 덩어리의 재현에서 그치지 않고 확장되는 긴 순간의 한 부분을 추출한 상태이다. 각각의 작품들은 생각이라는 공기로 채워진 작가의 머릿속에서 리듬처럼 되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형태를 규정할 수 없는 신호로 손끝까지 전달되어 실제로 존재하는 재료와 작업공간이라는 환경의 변화를 맞이하기도 하며 더 큰 물결처럼 구체화된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붓질은 크기와 길이를 막론하고 사람의 신체구조와 그 모양에 따른 힘이 실려 있다.

 

흘러내리는 물감과 마티에르는 평면의 특성에서 그치지 않고 작품이 공기와 중력이 함께 하는 3차원에 속해있음을 분명히 한다.

 

시간을 거쳐 작은 조각에서 질량이 더해지며 예측불허의 형태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처럼 관객들도 평소에 떠올리지 않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통해 사연과 공감으로 뻗어나가는 변주에 섞이게 된다.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문혜리 ‘MASS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7. 29 (수) ~ 2020. 8. 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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