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6 (화)

  • 맑음속초 13.7℃
  • 맑음동두천 14.0℃
  • 맑음춘천 10.5℃
  • 맑음강릉 14.6℃
  • 맑음동해 11.9℃
  • 맑음서울 16.6℃
  • 맑음인천 18.4℃
  • 맑음청주 17.0℃
  • 맑음대전 14.6℃
  • 맑음대구 17.0℃
  • 맑음전주 15.8℃
  • 맑음울산 15.8℃
  • 맑음광주 15.7℃
  • 맑음부산 17.6℃
  • 맑음제주 19.2℃
  • 맑음서귀포 18.4℃
  • 맑음양평 14.2℃
  • 맑음이천 14.4℃
  • 맑음제천 7.8℃
  • 맑음천안 12.9℃
  • 맑음보령 13.6℃
  • 맑음부안 15.7℃
  • 맑음강진군 15.8℃
  • 맑음경주시 12.4℃
  • 맑음거제 14.7℃
기상청 제공

책/도서

18년 손끝으로 증명한 'K-럭셔리'…채율 이정은이 묻다

자개·옻칠을 박물관 밖으로 꺼내 세계의 명품으로…전통과 시장 사이에서 찾은 한국적 럭셔리의 조건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한국의 전통 공예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전통의 기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지속 가능한 명품으로 키워낸 사례는 여전히 많지 않다. 채율 이정은 대표는 18년 동안 그 답을 현장에서 찾아왔다.

 

그가 자신의 도전과 성장, 경영 철학을 담은 에세이 《채율하다》를 펴낸다. 미디어샘이 오는 28일 출간하는 이 책은 지난 2008년 뉴욕에서 시작된 채율의 창업부터 자개와 옻칠을 중심으로 한국적 럭셔리의 정체성을 만들어온 과정, 그리고 차세대 장인 양성에 이르기까지 18년의 기록을 담았다.

 

채율의 출발점에는 숭례문 화재가 있었다. 뉴욕에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고유의 기술과 철학을 세대를 거쳐 축적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 대표는 숭례문 화재 소식을 접하며 우리 전통 역시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전통공예를 박물관 속 유산으로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채율은 ‘채색 채(彩)’와 ‘다스릴 율(律)’을 조합한 이름이다. 전통의 색과 기술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에 맞게 새롭게 조율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자개와 옻칠 등 전통 재료와 장인의 손기술에 현대적 디자인과 쓰임을 더했다. 채율의 작품은 해외 명사들의 소장품으로 이어졌고 루이비통, 리델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했다. 그러나 《채율하다》가 강조하는 것은 화려한 이름이나 협업 실적이 아니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장인과 디자이너, 브랜드가 어떤 기준을 세우고 무엇을 지켜냈는지를 통해 ‘명품의 본질’을 묻는다.

 

이 대표에게 명품은 가격이 아니다. 유명인이 선택했다고 명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랜 시간 품질과 신뢰를 지키는 태도, 그리고 이름이 알려질수록 더욱 엄격해지는 기준이 명품을 만든다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이다.

책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향한다. 이 대표는 ‘채율장인학교’를 통해 전통 기술을 배우는 사람이 자신의 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다. 기술을 한 사람의 숙련에 머물게 하지 않고 다음 세대의 생업과 자부심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열여덟 해 동안 채율이 물건의 시간을 이어왔다면, 앞으로는 그 물건을 만들어갈 사람의 시간을 잇고 싶다.”

 

《채율하다》의 핵심은 결국 ‘무엇을 오래 지킬 것인가’에 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장인의 기술을 상품과 시장으로 연결하며, 하나의 브랜드가 사람과 기술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정은 대표가 18년 동안 채율을 통해 실험해온 한국적 럭셔리의 방향이다.

 

한국 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지금, K-콘텐츠 다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채율하다》는 그 질문에 대한 한 경영자의 현장 기록이자, 전통공예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이정은 대표는 불교미술학을 공부하며 전통문화에 대한 기반을 쌓았고, 디자인경영학 석사과정에서 브랜딩 전략을 연구했다. 현재 교육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브랜드와 교육, 전통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채율하다》는 248쪽, 정가 2만9000원으로 9월 28일 출간된다.


CJK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