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물속에 작품이 놓이고 관람객이 그 앞을 유영했다. 사진 속 수중세계를 바라보던 관객이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 작품과 같은 공간에서 작품을 마주하는 이색적인 전시가 펼쳐졌다.
PSA와 IUA(국제수중예술협회)가 공동 개최한 수중예술 전시·페스티벌 ‘해연(海緣)’이 지난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포프라자 수중예술촬영장에서 열려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연’은 ‘바다와 맺은 인연’이라는 뜻이다. ‘당신의 바다를 보여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작가와 모델, 공연자, 다이버, 관람객이 한자리에 모여 수중예술을 직접 경험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페스티벌은 수중사진 전시를 비롯해 잠수 관람형 수중 갤러리, 체험다이빙, 수중 콘셉트 촬영, 머메이드 공연, 세미나, 온라인 수중사진 콘테스트 시상식 등을 결합해 기존 전시와 차별화된 수중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물속으로 들어간 전시장…‘잠수 관람형’ 수중 갤러리
이번 ‘해연’의 가장 큰 특징은 작품을 실제 물속에 설치해 관람객이 직접 잠수해 감상하도록 한 수중 갤러리였다.
기존 수중사진 전시가 육상 전시장에서 사진을 통해 수중세계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행사는 작품이 존재하는 공간 자체를 물속으로 옮겼다.
관람객은 잠수해 물속에 설치된 작품 가까이 다가가 작품을 감상했다. 물의 흐름과 부력, 빛의 변화 속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경험은 일반적인 육상 전시장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관람 방식을 만들어냈다.
작품 속 수중세계와 실제 관람객이 머무는 공간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전시와 관람, 작품과 공간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육상 전시장에서는 스페셜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수중사진이 소개됐다. 인물과 의상, 빛과 움직임을 활용한 작품들은 수중공간이 단순한 촬영 배경을 넘어 하나의 예술적 표현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무료 전시를 통해 다이빙 경험이 없는 관람객에게도 수중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직접 잠수하고 촬영하며 경험하는 수중예술
9월 12일에는 ‘Experience Day’가 운영됐다.
체험다이빙과 수중 콘셉트 촬영을 통해 참가자들이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 수중환경의 특성을 경험했다. 물속에서의 움직임과 빛, 부력 등을 체감하면서 수중사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는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작품이 탄생하는 환경과 창작 과정을 직접 경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수중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과정은 모델의 표현과 다이버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경험으로 이어졌으며, 포프라자 수중예술촬영장은 감상과 창작, 체험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기능했다.

머메이드 공연, 물속을 하나의 무대로
9월 13일 열린 ‘Festival Day’에서는 오프닝과 온라인 수중사진 콘테스트 시상식, 세미나, 머메이드 공연 등이 이어졌다.
특히 머메이드 공연에서는 딥테일팀의 ‘물결에 깃든 도깨비’, 오드아이의 ‘THE WHITE VEIL’, 루엘의 ‘Last Dance’, 워니바니의 ‘황금빛 바다 너머’가 선보였다.
각 팀은 서로 다른 이야기와 표현 방식으로 수중공간을 공연 무대로 활용했다.
물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움직임과 의상, 조명 등이 어우러지면서 수중 퍼포먼스만의 독특한 시각적 표현이 구현됐다.
사진이 물속의 한순간을 포착한다면 공연은 그 공간에서 이어지는 움직임과 서사를 보여준다. ‘해연’은 이처럼 정지된 이미지와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하나의 축제 안에서 연결하며 수중예술의 표현 영역을 확장했다.
수중예술과 다이빙을 잇는 세미나
세미나 프로그램에서는 수중촬영과 다이빙, 언더워터 무브먼트 등 관련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다.
수중예술을 처음 접하는 관람객부터 다이빙과 수중촬영에 관심을 가진 참가자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하며 수중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자리로 진행됐다.
전시와 공연에 교육 프로그램을 더함으로써 단순히 보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수중예술을 배우고 직접 경험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프로그램의 폭을 넓혔다.
온라인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만난 수중사진
온라인 수중사진 콘테스트도 함께 진행됐다.
총상금 100만 원 규모로 마련된 이번 콘테스트는 온라인 좋아요 투표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했으며, 페스티벌 현장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관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정 과정에도 참여하도록 구성해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심을 오프라인 전시와 축제로 연결했다.
현장에서는 수상자와 참가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축제의 마지막 순간을 나눴다.
김지영 IUA 대표는 “해연은 작가와 모델, 공연자, 다이버, 관람객이 함께 수중예술을 경험하는 자리로 만들고 싶었다”며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의 참여로 전시와 페스티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중예술, ‘보는 것’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이번 ‘해연’은 전시와 체험, 공연과 교육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에서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는 체험으로, 수중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공연에서 관련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세미나로 이어지면서 관객의 역할을 단순한 관람자에서 참여자로 확장했다.
특히 잠수 관람형 수중 갤러리는 ‘해연’이 추구한 수중예술의 방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작품이 놓인 공간과 관객이 머무는 공간의 경계를 허물면서 수중이라는 환경 자체를 전시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바다와 맺은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작가와 모델, 공연자, 다이버, 관람객들은 작품을 만들고 무대를 펼치며 함께 물속을 경험했다.
한편 ‘해연’은 수중예술을 바라보는 대상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직접 잠수하고 움직이며 경험하는 문화예술로 확장하며 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