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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각자의 빛이 만나 하나의 무지개가 되다' 갤러리 채율, 양봄 개인전 '봄의 프리즘' 개최

"빛의 스펙트럼으로 피어난 연대의 미학"
"각자의 색으로 완성되는 하나의 무지개"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서울 가로수길에 위치한 갤러리 채율(대표 이정은)이 지난 5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양봄 작가의 개인전 '봄의 프리즘(April’s Prism)'을 개최한다. 지난해 '서로의 봄'으로 깊은 울림을 남겼던 양봄은 이번 전시에서 한층 확장된 조형 언어와 철학적 사유를 통해 '빛'과 '연대'라는 동시대적 화두를 화폭 위에 펼쳐낸다.

 

이번 전시는 인간 존재 안에 내재된 고유한 색채와 그것들이 서로 공명하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스펙트럼에 주목한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무수한 색으로 분화되듯, 서로 다른 삶과 감정, 기억을 지닌 존재들이 나란히 서 있을 때 비로소 하나의 거대한 무지개가 완성된다는 메시지다.

 

양봄의 회화는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선다. 그에게 화면은 존재와 의미,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향한 인간 내면의 갈망이 투영되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즉흥 재즈처럼 자유롭고 감각적인 붓질 속에는 긴 시간 축적된 사유와 절제된 조형 감각이 동시에 흐른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화면은 관람객의 감각을 흔들며, 잊고 있던 내면의 빛을 조용히 일깨운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작가가 구축해 온 대표 연작 'OmniPrism(옴니프리즘)' 시리즈가 자리한다.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생명의 빛'을 의미하는 이 개념은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살아 있는 프리즘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화면 속 수직으로 솟아오른 토템 형상은 빛이 드나드는 통로가 되고, 메탈릭 피그먼트는 조명과 시선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결의 빛을 생성한다. 빛이 분열되고 다시 합쳐지는 찰나의 순간은 화면 전체를 유동적인 에너지로 채우며, 그 곁을 맴도는 작은 새들은 생명과 자유, 희망의 상징처럼 자리한다.

 

특히 시리즈는 각각 독립적인 색채와 감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함께 놓였을 때 하나의 거대한 스펙트럼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로 다른 색들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풍경은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연대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개별성의 존중과 공존의 가치, 그리고 타인의 다름을 품어내는 태도가 작품 전반에 깊게 스며 있다.

 

전시는 또 다른 대표 연작인 시리즈로 이어진다. 겹겹이 쌓인 아크릴 층 위로 떠오르는 무지갯빛 띠는 불확실한 시대를 통과하는 희망의 신호처럼 다가온다. 투명한 층 사이를 유영하는 빛은 흔들리면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인간 내면의 의지를 상징한다. 양봄은 물성과 빛의 관계를 섬세하게 탐구하며 회화가 단지 보는 대상이 아닌 감각의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함께 선보이는 인물화 연작 'Dear beloved, 아직 만난 적 없는 우리'는 외형의 경계를 흐리고 내면의 아우라를 포착하는 작업이다. 특정 인물을 재현하기보다 인간 존재 자체가 지닌 감정의 흔적과 기억의 결을 담아내며, 결국 우리 모두가 사랑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환기한다. 화면 속 인물들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감각으로 다가오며, 관람객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한편 갤러리 채율 이정은 대표는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무한한 스펙트럼으로 확장되듯, 이번 전시의 작품 또한 관람객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의미로 이어질 것"이라며 "각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빛을 발견하고, 서로 다른 빛들이 만나 만들어내는 연대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양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한 뒤 영국왕립예술학교 회화과 석사를 마쳤다. 이후 국내외를 오가며 회화와 설치, 빛의 물성을 결합한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2024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작품 구입 공모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영국 로열아카데미 서머 전시 shortlisted 선정 등 국제 무대에서도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오늘날 우리는 서로 다른 가치와 감정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양봄의 '봄의 프리즘'은 바로 그 시대 속에서 ‘함께 빛나는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혼자일 때는 하나의 색에 머물던 빛이 서로를 통과하며 더욱 찬란한 스펙트럼으로 확장되듯, 이번 전시는 개인의 고유성을 지키면서도 함께 공존하는 삶의 가능성을 아름답게 제시한다.

 

빛은 나뉠 때 더 풍부해지고, 서로를 비출 때 더 깊어진다. 양봄의 회화는 그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진실을 조용하고도 강렬하게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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