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 김한솔 기자 | 올해로 22번째를 맞는 EBS국제다큐영화제(EIDF2025)가 25일 개막하면서 31일까지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EBS 1TV를 통해 상영한다.
이번 EIDF2025가 첫 문을 여는 개막작을 중국 출신인 왕후이(WANG Hui)의 ‘정원사와 독재자(The Gardener and the Dictator)’를 선택했다.
‘정원사와 독재자’라는 제목에서 독재자라는 단어 때문에 많은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왕 감독의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다. 또 여기서 독재자가 할아버지인가 하는 문제다. 중국은 아직 가부장적 사상이 남아있는 나라다 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반대 이야기다.
왕 감독은 할아버지의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이야기 하는 듯 카메라 앵글은 돋보이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았다.
할아버지는 학교에서 정원을 담당하는일 했다. 그래서 손녀는 할아버지를 정원사로 표현했다. 할아버지는 정원 꾸미는 일을 즐거워하셨고 그 일에 열심히셨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중국 격동의 근현대사 100년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개인들이 겪어온 중국의 이야기들이 잘 표현되고 있다. 그런 삶을 같이 살아온 할머니는 고집불통이었다.
카메라 앵글에 비추어진 할머니의 모습에 손녀는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할아버지와 작은일에도 티겨태격하며 지내는 일을 카메라에 담겨 있었는데 할머니의 고집으로 할아버지가 늘 지는 모습이었다. 아마 할머니의 고집은 늘 식구들을 위한 고집이었지만 할아버지와 늘 부딛쳤다.
이러한 알콩달콩에 영화 중간중간에 관객들은 웃음으로 표현했다. 한 가정사와 가정에 대한 어르신들의 모습은 보는 관객의 눈으로는 참 따뜻했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야 제목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목 때문에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독재자가 정치적 인물이 아니라 왕 감독 옆에 있던 사랑하는 할머니를 재미있게 표현한 영화다. 손녀가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기쁨과 고통이 교차하는 기억들을 정교하게 엮어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어디서 많이 봤는데”하며 생각해 봤는데 이 모습은 얼마전에 끝난 OTT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와 많이 닮아있다. ‘폭삭 속았수다’는 금명이가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시를 좋아하는 엄마 애순이를 중점적으로 많이 이야기했다. 왕 감독의 ‘정원사와 독재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분들의 생각과 역사적 아픔,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영화에서는 뚜렷한 영상이나 미장센 영상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더 다가가는 느낌이 왔다. 참 따뜻한 영화다.
1900년대 초부터 21세기를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전에 깊은 중국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왕 감독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글쓴이는 한 마디를 전하고 싶다.
“폭삭 속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