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나는 깊이 숨을 쉬고 예전 같은 심장박동 소리에 귀 기울였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살아있다."(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 중)
10년에 한 번씩 죽음을 택한 천재 시인 실비아 플라스. 그녀는 시인으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고자 했으나 누군가의 아내, 딸, 엄마의 역할을 요구받으며 마치 '벨 자'(작은 유리종) 안에 갇혀있다고 느낀다. 그런 그녀의 여정 속에 언제부터인가 그 옆을 지키는 묘령의 여인 빅토리아가 함께한다.
지난해 7월 초연한 창작 뮤지컬 '실비아, 살다'가 다시 돌아온다. 내년 2월11일부터 4월16일까지 서울 종로구 티오엠 2관에서 공연한다.
실비아 플라스는 잔혹한 스타일의 시를 통해 여성으로서 가지는 격정을 솔직한 글쓰기로 풀어낸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다. 8살 때 겪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9살 때 세상을 등지려 시도하고, 21살에 또 한 번 그리고 31살에 결국 생을 마감했다. 죽음 이후 예술성을 제대로 평가받아 사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일한 작가가 됐다.
작품은 실비아 플라스의 작품과 삶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빅토리아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실비아 플라스가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하게 하는 팩션(Faction)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끊임없이 자신을 찾고자 했던 천재 시인 실비아 플라스 역에는 초연 당시 함께한 배우 주다온이 돌아온다. 여기에 박란주와 이수정이 새롭게 합류한다.
묘령의 여인 빅토리아 역엔 이지숙과 고은영이 출연한다. 주다온은 실비아뿐만 아니라 재연에서 빅토리아로도 캐스팅돼 두 역할을 모두 소화한다. 문지수와 김세환, 이규현은 실비아의 남편이자 당대 계관시인 테드 휴즈와 실비아의 아버지 오토 플라스를 동시에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