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7 (수)

  • 흐림속초 0.1℃
  • 흐림동두천 1.0℃
  • 흐림춘천 2.6℃
  • 흐림강릉 1.3℃
  • 흐림동해 3.1℃
  • 서울 3.2℃
  • 인천 2.1℃
  • 청주 3.0℃
  • 대전 3.3℃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제주 10.7℃
  • 구름많음서귀포 13.4℃
  • 흐림양평 4.3℃
  • 흐림이천 3.7℃
  • 흐림제천 2.9℃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안 6.9℃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컬럼

[축구이야기] 축구전술의 역사 - 파소보치카

문화저널코리아 = 이기현 칼럼리스트 |   1934년과 1938년 월드컵의 우승팀은 이탈리아다.

당시 이탈리아가 최강팀인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전술로는 1회 때 아르헨티나의 센터백으로 뛰었던 몬티가 조금 더 수비적으로 옮겨갔다는 정도 빼고는 파시즘의 선전도구였다는 것에서 그다지 언급하고 싶지 않다. 

 

또한 독일의 경우 W-M 전술을 받아들이고 오스트리아를 병합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역시 나치즘의 선전도구로 전락했다. 

 

소련은 유럽의 변방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축구가 늦게 꽃을 피웠다.

소련 중심부는 국제적인 축구전술의 변화에 무감했다.

다만 서쪽은 지리적인 영향 때문에 다뉴비언 스쿨에 영향을 받았다. 

 

1936년 처음 자국 리그를 출범시킨 소련은 이듬해 바스크팀의 방문(스페인 내전 중 바스크인의 뜻을 알리기 위해 펼친 순회경기)과 함께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소련 축구의 현주소를 뼈저리게 느낀다. 

 

1무를 포함한 연패 속에서 소련은 자국 클럽의 상징인 스파르타크와의 경기에서 지금은 불가능한 일을 저지른다.

다른 클럽에서 선수들을 끌어 모은 것이다.

사실상 소련 대표팀이었던 당시 '급조된' 스파르타크는 또 하나의 급조된 전술을 사용한다.

센터하프의 수비위치로의 이동이다.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페널티킥 골과 함께 스파르타크는 이겼지만 이 경기가 소련에 W-M 시스템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이전에도 센터하프를 뒤로 이동시킨 경기가 없지는 않지만 소련 축구에서 본격적으로 이 시스템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이 이후로 봐야한다.) 

 

1939년이 되자 소련의 상위클럽은 대부분 W-M 시스템을 차용한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때 KGB가 후원을 하고 있던 디나모 모스크바는 W-M 시스템의 변형을 시도한다.

5명의 공격수 중 한 선수가 자신의 길이 아닌 사선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상대는 이를 막기 어렵고 다른 공격수는 패스를 내줄 수 있는 자유로운 팀동료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른쪽 윙은 왼쪽이나 중앙 공격수 자리에서 골을 넣고 중앙 공격수는 측면에서 골을 넣는 방식이다.

이에 대응하는 수비방식은 더욱 강력한 대인방어였으나 디나모 모스크바는 더욱 빈번한 포지션 체인지를 사용한 것이다.

이는 처음에는 공격수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서서히 미드필더와 수비수까지 위치를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완성된 W-M 포메이션을 받아들인 소련은 서서히 4-2-4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시작한다.

한 명의 하프가 3백 앞에서 커버플레이를 하기 시작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 명의 좌우 공격수가 이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내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혹자는 디나모 모스크바가 최초로 일자형 4백을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사라진 소련 축구는 영국과의 경기에서 짧은 패스스타일을 선보인다.

디나모 클럽은 영국에서 첼시와 3대3 무승부를, 카디프 시티를 10:1로, 아스널을 4:3으로 이기고 이후 레인저스와 2:2 무승부를 기록한다.

영국의 클럽은 예전 오스트리아 원더팀의 진델라르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 디나모에 당황했다.

그래스고 레인저스의 마이클존은 "그들은 왼쪽 윙이 오른쪽 윙으로, 오른쪽 윙은 왼쪽으로 달려갈 정도로 위치를 서로 맞바꿨다... 그런데 정말 기막힌 일은 절대로 서로의 길을 막지 않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파소보치카(passovotchka)라고 불리는 이 짧은 패스스타일에서 윙의 역할은 상당히 줄어든다.

또한 현재는 그다지 생소하지 않은 이 포지션 변경 방식은 서구유럽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다.

그러나 파소보치카에 대한 놀라움은 곧이어 등장하는 다뉴비언 스쿨의 후예 헝가리의 아라니차파트에 미치지는 못한다. 

 

 

 

 

 

배너

CJK TV

더보기